에티모틱 에티 키즈5 ETY Kids 5

 이어폰을 삿다. 그동안 쓰던게 고장나서. 이어폰 없는 한주는 정말 힘들었다. 사실 두개가 더 있었지만 하나는 연구실에서 노트북에 늘 연결되어 있는거고(정체불명 싼거) 하나는 운동용 블루투쓰 이어폰(플랜트로닉스 백비트 핏)이라 통학용&산책용 이어폰이 필요했다. 평소에 어떤 이어폰을 써도 이퀄라이져를 플랫으로 하고 듣기 때문에 이번엔 아예 플랫한 이어폰을 사기로 했다. 그전엔 고음쪽을 선호 했지만 점점 청력이 약해지는게 느껴진 것도 한몫했고... 저음은 원래 별로 안좋아 했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여러개가 나왔는데 그중 가성비가 좋다는 에티모틱 에티 키즈5로 결정.


 일주일 만에 택배가 와서 열어보니 박스에 귀여운 아이들이 그려져 있었다. 이 이어폰은 원래 애들용으로 나온거라 청력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 저음 고음이 매우 약하다고 했다. 그리고 최대 볼륨도 엄청 낮다. 스마트 폰으로 들을때 시끄러운 차도에서 볼륨 맥시멈으로 해도 음악이 잘 안들린다. 귀가 많이 안좋아지긴 했나봄...


  구성품은 이어폰이랑 무식하게 생긴 예비 팁. 심플하다.

 플랫한 음색이면 악기의 원래 사운드에 더 가까울거라 생각했는데 처음 이어폰을 연결하니 예상과는 너무 달랐다. 어짜피 막귀라 자세한 리뷰는 못하지만 느낀점을 적으면

1. 저음이 진짜 약하다. 락뮤직을 들어도 동요를 듣는 기분이다. 대신 하이햇이나 심벌즈 소리는 아주 또렸하게 들린다. 스네어 소리를 들어도 스내피 찰랑 거리는 소리가 더 잘 들린다. 베이스 드럼소리는 쿵쿵이 아니라 콩콩 이런 느낌? 기타소리는 걍 보통? 스트록스같은 음악을 들을땐 좋은거 같은데 베이스기타 소리가 너무 약해서 좀 아쉽.

2. 대신 덕분에 중간~고음의 악기가 잘들리는데 실로폰이나 색소폰, 플룻, 스트링 이런 소리는 아주 맘에 든다. 일렉트릭 뮤직, 힙합, 신스팝, 칠아웃 계열의 하우스 뮤직에 아주 적합한것 같다. 평소에 잘 안들리던 효과음들이 또렷하게 잘 들림! 요즘 이런 음악을 많이 듣는데 타이밍 좋게 잘산것 같다. 박스에 그려진 꼬마들은 EDM 꿈나무 일지도 모르겠다.

3. 보컬 목소리가 다른 이어폰과는 좀 다르게 들린다 좀 더 맑다고 해야하나? 저음때문에 묻히지도 않고 고음때문에 거슬리지도 않다. 테스트로 반야심경 독송을 들어봤는데 청명한 목탁소리와 스님의 정갈한 목소리가 산속 사찰에 들어온 기분이었다. 도올 선생님의 중용 강의도 틀어봤더니 갑자기 강의실에 온 기분이 들면서 선생님 특유의 삑사리 나는 목소리도 감미롭게 들린다. "미친놈들이지 한X총이고 미친놈들이야~"

4. 어쩔수 없이 이퀄라이져를 적용했는데 구글 뮤직 어플에서 베이스 부스트 만땅에 서라운드는 없에고 FX 부스터 혹은 노말로 하면 딱 내가 듣기 좋아하는 소리가 나온다. 락뮤직이 동요에서 학예회 정도 수준으로 올라간 느낌? 은 농담이고 진짜 좋음. 레닷칠리페퍼스 - 커피샵으로 확인해봄. 밋미앳더커피샵~ 위캔떄엔스라잌이기팝. 이어폰을 바꾸니 평소에 듣던 노래가 다르게 들려서 음악 듣는 재미가 있다.

5. 의외로 공간감이 살아 있다. 내 방에서 이어폰으로 음악듣다가 거실에서 대화하는 소리가 들려서 나가봤는데 아무도 없었음.

6. 가격이 싸다. 5만원대에 이정도의 퀄리티를 가진 이어폰을 사긴 쉽지 않을거 같다. 어짜피 난 비싼거 사도 뭐가 좋은지 잘 모르고 워냑 물건을 험하게 써서 나한테 이정도 가격이 딱임. 대신 플랫한걸 좋아해야 해서 호불호가 갈릴듯.

 결론은 나는 만족하는데 다른사람한테 추천하기는 좀 그런 이어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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