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하프타임



 29일까지 밖에 없는 2월이 반이 지나갔다. 그동안 내가 뭐했는지 정산좀 해야겠다. 2월 내내 스트레스 때문에 면역력이 떨어져서 자주 아팠다. 체력은 자신있는데 면역체계는 좀 이상한거 같음. 알레르기도 너무 많고...스텟 잘못 찍은 케릭터 같은 느낌.

 2월 1일엔 새로운 플매랑 같이 살게 됬다. 오스트리아 친구 S인데 성격도 엄청 좋아서 S의 친구랑 1층 그라모폰 펍에서 두번이나 맥주를 마셨다. 우리는 하우아이멧유어 마더 주인공들 처럼 우리 테이블을 지정해야겠다고 만장일치로 합의했다. 왠지 우리가 단골이 될것 같은 기운이 보였는지 웨이트리스 분이 예거 샷을 한잔씩 돌렸다. 근데 그전에도 많이 갔는데...

 친한 한국인 친구인 ㅁ이랑 그 친구 집에서 파티를 했다. 설날 전이었는데 한국음식을 하겠다고 친구들을 왕창 초대했다. 내가 가서 좀 도와주려 했지만 낮잠을 자는 바람에 숟가락만 얹였다. 리터럴리... ㅁ은 발이 넓어서 외국인 친구들이 참 많은것 같다. 체코인 친구들이랑 얼마전에 다녀온 체코 이야기도 하고 다 좋았다. 집에 어떻게 돌아왔는지 기억이 안나는것 빼곤. 내 친구들 그룹은 술마시면 음악들으면서 칠링인데 이 친구들은 술게임하고 미친듯이 퍼마시는것 같다. 나중에 들어보니 술게임이 점점 저속해 졌다고 하는데(사ㄹ카즘아님) 그전에 맛이 가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B1에도 한번 놀러갔다. 친구들 보러... 생각해보니 자주 아픈게 나이 생각않고 파티를 너무 자주 가서 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평일엔 일과 공부만했다.

 2월 중순부턴 학부생 시험도 다 끝나 학교가 썰렁했다. 그래서 대학원생 들끼리 영화나 보러가자고 말이 나와서 그라츠에 몇 안되는 더빙 안하는 영화관인 키즈로얄 키노에서 헤이트풀 에잇을 봣다. 대사가 겁나 많을걸 예상하고 다못알아 들을것 같아 줄거리를 대충 읽고 았더니 도움이 됬다. 독일어 자막은 한 5%도움이 됬던것 같다. 타란티노 영화 답게 스트레스가 아주 쫙쫙 풀렸다. 영화관 크기는 작았지만 스크린은 정말 컸다. 헤이트풀 에잇을 뭐 파노라마 필름인가 옆으로 긴걸로 찍었다고 들었는데 덕분에 고개를 계속 돌려서 영화를 봐야했다. 그리고 특이한건 영화중간에 휴식시간이 있음. 중간에 영화관 불이 켜지더니 직원이 와서 십오분간 휴식입니다 라고 외쳤다. 독일어로 파우세 퓜ㅍ젠 미누텐 어쩌구저쩌구 였는데 알아들었음. 그리고 영화관에서 맥주도 팔아서 두병이나 마셨다. 영화가 끝나고 우연히 교환학생 친구들을 만나서 오피스 펍에 맥주한잔 하러 갔다가 지갑을 잃어버렸다. 다음날 펍에 가니 다행히 그대로 있었지만 하루종일 걱정되서 힘들었음.

 로렌스 애니웨이를 봤다. 예전에 구글 뮤비로 구입해놨는데 중간까지 보다 잠들어서, 최근에 다시 추천 받은것도 있고 해서 봤다. 첫부분은 좀 지루한데 뒷부분으로 갈수록 영상이 점점 이쁜것 같다. 그 포스터에도 쓰인 옷 날아다니는 장면은 정말 최고. 덕분에 캐롤이 보고싶어졌는데 이동진 평론가의 블로그 글을 읽다가 완벽 분석을 해놔서 스포를 당해버렸다. 그래도 나중에 봐야지지

 지난주 금욜엔 오랬만에 그라츠 한인 과학자 모임 이라는 그냥 한국적인 분위기에 술먹고 노는 모임에 나갔다. 한두달에 한번씩 시간 맞으면 모이는 모임에 이번엔 무슨 한인과학회 부회장님이 오신데서 비싼곳에 간다길래 기쁜 마음으로 나갔다. 근데 잇몸병이 심해져서 술도 거의 못먹고 일찍 집에왔다. 지금은 붓기가 다 가심.

 발렌타인 데이 하루 전날 플메 S가 다음날 아일랜드에 놀러간다면서 친구들 줄 기념품 산다길래 같이 시내로 나갔다. 시내라고 말하니 기분이 이상하지만 걸어서 5분. 암튼 성격이 쿨한 S는 쇼핑할때도 1분 이상 걸리지 않았다. 오스트리아 전통복 파는 상점에서 팔찌 같은걸 사려했지만 토요일 오후라 3곳중 한곳만 열었고 하필 그라츠에서 제일 비싼곳이라고 했다. 평범한 스카프 가격이 150유로인걸 보고 둘다 도망쳐 나옴. 결국 하우프트 플라츠 기념품점에서 마그넷 같은걸 샀다. 토요일 오후라서 그런지 길거리 재즈공연을 해서 잠시 구경했다. 그라츠가 재즈로 유명한건 알고있었지만 길에서 이런 퀄리티 있는 공연을 공짜로 들을수 있어서 좋았다. 이름도 모르는 밴드지만 진짜 좋았음. 원래 이런거 동영상으로 귗낳아서 안찍지만 이번엔 찍음.






 다른 플메 I도 고향으로 떠나서 어제부터 일주일동안 집에 혼자다. 토요일엔 슐라드밍으로 학회겸 윈터 스쿨을 갈테고 그전에 스키복이나 사야겠다. 일도 꾸준히 열씸히 해서 지난 2달간처럼 쪼달리며 살지말고...

구튼 나흗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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