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



 또 자다가 깼다. 자다가 눈을 떳는데 아직도 밖이 어둡다는걸 알게될때 받는 스트레스는 10점 만점에 7점 정도 되는것 같다. 짜증난다. 발코니에 나가서 한시간동안 불침번이라도 서야하나 고민까지 했으나 금방 미친생각이라는걸 깨닫고 따듯한 방안에 있기로 했다. 내 몸은 왜 스트레스에 취약한가? 난생 처음 잇몸병이 났다. 아프니까 술도 못마시고 하루종일 아스피린에 취해 있었다. 사실 맥주 한캔은 마셨다. 머리가 알딸딸 해져서 일찍 잠들었는데 이제야 깼다. 목표는 1시간 안에 다시 잠드는것.

 나름 70%정도 열씸히 산다고 생각했는데 또 다시 데드라인이 한달정도 남았다. 데드라인이라는 단어 조차 밉다. 왜 하필 죽음인거지...? 아마도 마감일을 앞두고 많은 사람이 죽음의 공포를 느껴서 인가? 중학교 때부터 시작된 벼락치기 인생은 대학원에서 내 목을 죄여왔다. 하나의 유령이 대학원을 배회하고 있다. 학회라는 악령이. 한가지 긍정적것은 데드라인을 앞두면 효율성이 극대화 된다. 석사동안 논문을 몇편 쓸수 있었던 것도 다 4~6개월마다 반복된 강제 학회 참석과 벼락치기 연구 덕분이다. 결과적으로 석사때 얻은건 논문 몇편과 과민성 대장염, 스트레스에 중독된 몸이다. 알보칠 냄새도 못맡아본 내가 잇몸병까지 낫다는 사실은 인간의 숙명인 내면의 고독과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향수병까지 생기게 만들었다. 아침에 엄마가 차려주는 밥이 먹고싶어졌다.

 논문을 읽을땐 무조건 의심하고 논문에서 주장하는 바의 근거가 신뢰할수 있는지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배웠다. 이런 습관은 나를 잠식하여 내 삶, 인간관계, 나의 능력까지 의심하게 되었다. 왜 난 쓸데없는데서 이런 일관성을 유지하는가? 갑자기 예전에 전여친과 말싸움 하면서 참과 거짓, 역, 이, 대우 이딴걸 들이댔던게 생각이나 부끄러워 졌다. 논리학 교양 수업 C+ 맞은 주제에...

 암튼 이유없이 화가 나서 블로그 글로써 존재하지 않은 대상에게 4개의 물음표를 날렸다. 이제좀 진정이된것 같다. 에휴 내일은 80%정도 열씸히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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