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니난 사월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정확히 일년 오늘 (한국 시간으로는 어제겠지만)의 일을 잊지못한다. 처음 뉴스에서 세월호이야기를 봤을땐 전원 구조라는 말만 믿고 안심하고 정말 다행이다 라는 생각을 했다. 근데 시간이 지나니 점점 뉴스의 내용이 바뀌기 시작했다. 결국 뉴스에서 내내 나오던 장면의 세월호엔 빠져나오지 못한 수많은 사람이 있었다는 사실을 나중에야 알게되었다. 어째서 이런 이해할수 없는 일이 일어난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배안에서 구조만을 기다리던 사람들은 가만히 있으라 라는 말만 믿고 이 무서운 시간이 끝나면 곧 가족과 함께할수 있을것이라 생각했을텐데. 하지만 현실은 충분한 시간이 있었음에도 구조는커녕 수많은 사람들의 희망과 미래가 사라지는걸 방관했을 뿐이다.

 그리고 나도 그 방관자 중에 하나가 된 기분을 느낀다. 만약에 내가 그 곳에 있었더라면... 하지만 안도감 보단 나자신의 무력함에 대한 분노가 더 크다. 남겨진 가족들은 얼마나 힘들까... 여전히 멀리서 뉴스나 오유만 보고있는 나는 부끄럽다는 생각도 든다.

 일부 쿨병걸린 사람(이라고 하기엔 인간의 존엄성에 금이가겠지만) 들은 왜 유독 세월호만 가지고 그러느냐 라고 하는데 세월호 이전에 천안함, 용산 참사, 서해 교전, 대구 지하철 사고, 삼풍 백화점, 성수대교 나열하기 힘들만큼많은 사고들을 여전히 기억하고 가슴아파 한다. 하지만 세월호는 나도 이제 나이먹은 어른이라고 생각할 즈음에 일어난 사고라 아무것도 할수 없다는 생각에 죄책감 마져 드는것 같다. 쿨병환자들은 죄책감에 대한 방어기제의 발현인지 공감능력 부족인지 궁금하다.

 결론은 꼭 진실이 밝혀지길 바라며 잊지 않겠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