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의 욕망

 3월 첫주가 끝났다. 벌써 몇번째 개강인지 계산조차 하기 싫지만 이제 그것도 이번이 마지막이다. 조만간 한쿡을 뜬다고 주말마다 약속이 생긴다. 원래 계획은 2월까지만 놀고 3월부터는 공부를 하려했지만 친구들 만나느랴 정신이 없네.

 금요일에는 대학교 동기들을 만났다. 2004년에 처음 대학교 오티에서 만나서 아직까지 친구인데 십년을 만나도 지겹지 않다. 대략 10명정도는 꾸준히 만나는데 참 친구마다 성격도 다르고 비슷한 구석이 별로 없는것 같은데 그래도 친구관계가 잘 이어지는것 같다. 사실 나만 연락 좀 하고 지내면 될듯. 다들 텔레그램으로 넘어왔으면 좋겠는데ㅎㅎ;;

 토요일에는 결혼식에 다녀왔다. 이친구도 대학 동기네... 점점 친구들이 결혼을 한다. 내가 나이를 먹고 있다는 증거겠지.

 집에 돌아오는 길에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아이패드 에어 2를 질렀다. 원래 뼛속까지 구글 빠, 구글 성애자, 구글 파워유저, 구글 덕후, 안드로이드게이. 지만 동생이 군대가느랴 두고간 아이패드2를 쓰다보니 왠지 필수품이 되버렸다. 그사이에 앱도 몇개 지르고...그리고 그전에 쓰던 넥서스7 2세대는 카톡하시라고 데이터 쉐어링 해서 엄마 드렸었다. 그래도 인터페이스나 편의성 같은건 안드로이드가 더 익숙한것 같다. 애플은 걍 애플이 시키는데로 하는게 속편함. 폰은 내 넥서스4랑은 평생 함께해야지...후후


 아이패드 에어2를 하루 써보니까 느낀점은

  • 일단 해상도가 높아서 좋다. 내 노트북 보다 좋다. 
  • 지문으로 잠금해제하는건 정말 편하다. 근데 왼손만 등록하니까 오른손은 안됨. 원래 양손 지문이 다른가? 
  • 무음모드로 바꾸는 외부 버튼이 사라진것 같다. 나야 외부버튼 안좋아하니까 하나라도 줄어서 좋음.
  • 전에쓰던 아이패드2에 비해 가볍다. 근데 성능은 좋아짐 램도 늘고. 인류는 진보했다.
  • 라이트닝 케이블은 앞뒤가 똑같아서 편하다. 왜 마이크로 유에스비는 그렇게 안만든건지... 애플이 이런건 맘에듬. 근데 내구성과 가격이 시망... 그나저나 유에스비 라이트닝 젠더 산다는걸 까먹었네. 
  • 스피커 음질이 좋은듯? 아이패드가 울릴정도로 저음도 나름 괜찮음.
  • 나는 겉모습보다 내면을 중시하는 사람이므로 128기가로 질렀다. 
  • 이제 진짜 알거지됨. 
  • 뭐 아이패드 리뷰는 다른 블로그에 많을 테니 패스. 
  • 애플빠라면 지르세요.


 내 소비패턴을 보면 옷이나 뭐 신발 이런덴 돈을 거의 안쓰는데 이건 전자기기는 진짜 눈딱감고 막 지르는것 같다. 그래봤자 할부 끝나면 하나씩... 새로운 기술에 대한 욕망이 너무 큰것 같다. 그렇다고 뭔가 나오자마자 바로 지르는 얼리어답터는 아니다. 아닐 수 밖에 없다. ㅜㅜ 생각해보니까 난 겉모습이 아닌 내면의 욕망을 중시하는 사람인것 같다.

 로또 5등에 당첨됬다. 큰돈이 나가니 작은돈이 들어왔네? 생애 첫 로또당첨. 1등이었으면 더 좋았을텐데.

 블로그 잘쓰고 싶다. 태어나서 글잘쓴다는 소리는 한번도 못들어봤지만 맞춤법좀 제대로 쓰라는 소리는 자주들음. 요즘 점점 에스엔에스에서 멀어지다 보니까 블로그라도 해야겠다. 페북은 뭐 거의 애정이없고 아는 사람 좋아요 찍는 용도. 인스타는 블로그 위젯에 사진띄울라고 쓰는용도. 구플은 음악듣다 좋은것 링크거는 용도. 미투 망하고 할만한게 없다. 그나저나 내 몰스킨 수첩에도 써야하는데...

 문명 비욘드 어스라는 게임이 있다. 지구가 망해서 우주로 나가 정착하는 게임인데 시작할때 개척단에 전문인력을 포함시킬수 있다. 예를들어 과학자, 기술자, 예술가, 걍 사람(노동력) 등등. 게임 시작시에 어드벤티지를 선택하는거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래서 생각해봤다. 내가 진짜로 인류의 방주의 우두머리라면 그리고 선택해야 한다면, 아무래도 공학자를 택할것 같다. 그리고 끝내 외계행성에 정착한뒤 같이왔던 공학자들과 이런 대화를 나누겠지

"우리는 방법을 찾아 냈네. 늘 그렇듯이. 하지만 이번 신제품 디자인은 멸망한것 같군"

 일요일 오늘은 군대 동기를 만났다. 전역한지 7년이나 됐는데 아직도 만난다니 신기하다. 부대가 좀 커서 알고지낸 사람만 약 100명(이름과 계급을 외어야 하는...) 이었고 그중에 05년 4월 동기는 총 8명. 나 포함 4명이나 오늘 나왔다니 신기한것 같다. 그당시엔 스마트폰이나 에스엔에스도 없었는데. ㅎㅎ 4명중 한살 많은 형은 뭐 자주 만났고 한명은 자주 만났지만 못본지 몇년됬었고 한명은 전역하고 처음 봄 ㅎㅎ 그래도 올만에 군대 이야기를 나눴다. 까페에서 2시간넘게... 몇몇 인간은 여전히 쓰레기로 남아있고 또다른 몇은 왜 싫어했는지 조차 기억이 안나고. 누구는 지금 뭐하고 사는가 궁금. 누구는 정말 으리으리 했었고. 누구는 참 멋졌는데 지금도 멋지게 살고 있을지 궁금하고, 100명중 삶을 떠난 사람도 몇 있었고. 결혼한 사람도 많고 다들 살아가고 있었다. 시간이 사람을 살아가거나 또는 멈추게 만드는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음. 결론은 우리는 아직 31 젊은 나이인 걸로...

 뭐 전역했으니 군대이야기도 할 수 있고 하는것이지만 사실 한참 혈기 왕성한 20대 초반을 군대에서 보내야한다는건 좀 맘에 안든다. 어짜피 돈많고 높으신분들 자녀는 가지도 않을곳. 불합리하고 불공평한건 사실이다. 딱 하나 좋은건 정말 다양한 사람을 볼수 있다는것.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볼 수 있음. 좋은거 맞나?

 이제 주말 끝났네... 이번주는 자전거도 못하고 수영도 쉬고 다시 배 나올까봐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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