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나들이 + 랄리푸나 공연

 몇 주 전에 랄리푸나 내한공연 티켓을 인x파x 에서 구매하고 평소처럼 인생을 낭비하며 지내니까 공연하는날이 됬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수영갔다가 학교에서 공부좀 하고 공연을 보러가려고 마음을 먹었는데 전날 중학교 베프들을 만나서 쐬주를 퍼먹고 늦잠을 잤다. 오늘도 내인생은 망했구나 후회하는데 친구한테 연락이와서 급하게 씻고 홍대로 나갔다.

 공연은 7시부터 시작이었는데 집에서 뒹구느니 오랬만에 외출이나 할겸 일찍 나갔다. 발렌타인 데이 라서 그런지 왠지 길거리에 꽃이나 초코렛같은걸 들고다니는 커플이 많아보였는데 기분탓이었던것 같다. 친구랑 까페에 들리려고 좀 걷는데 친구가 홍대에서 노는 연령층이 많이 낮아진거 같다고 했다. 근데 다시 생각해보니까 그냥 우리가 나이를 너무 먹은게 아닐까? 로 결론이 났다. 홍대에 음반사러 처음 왔던게 10대 꼬꼬마 시절이었는데 지금은 왠 오타쿠같은 30대 아저씨가 됬네. 슈ㅣ발...

 어디로 갈까 하다가 친구가 자주 다니던 까페가 있다고 해서 따라갔다. 왠지 남자 둘이 갈만한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사람 미어 터지는 홍대에서 줄도 안서고 게이득!

저게 간판이라고 함

혹시 망한건 아닌가 걱정했는데 다행히 오픈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젖절한 조화. 


 최근 갓수(백수)가 된 친구와 벼랑끝에서 추락 직전에 오스트리아로 해외 도피예정인 내가 앞으로의 인생은 어떻게 될까? 나는 누구인가? 우린 어디로 가는가? 뭐 이딴 노답인 대화를 따듯한 홍차와 함께 즐겄다.

 이것저것 대화를 나누다 보니까 배고파서 태국 음식을 먹으러 고고씽

태국 말로 써있는데 읽을수가 없음.

볶음밥

팟타이랑 첨 마셔보는 맥주
 먹고 수다떨고 하면서 시간을 때우니까 곧 공연할 시간이었다. 친구는 약속이 있어서 딴데로 갈 예정이었고 난 오늘의 목적인 공연을 위해 상상마당으로 갔다. 상상마당 앞마당에서 뜨거운 포옹과 함께 헤어지고 난 공연을 보러 갔다. 상상마당은 전에 불싸조 vs 할로우젠 공연 이후 처음이었다.

 처음 시작은 트램폴린의 공연이었는데 요즘 새로운 음악을 접할 기회가 없어서 표 살때 유뷰브로 첨 들어보고 이제 두번째로 들어본거였다. 근데 정말 좋았음. 확실히 공연장에서 음악을 들으면 몇배는 더 좋은듯. 나올때 시디도 사야지 라고 생각했는데 까먹고 그냥 왔다. 이뭐병...ㅜㅜ. 이번 공연은 트램폴린과 랄리푸나 합동공연으로 독일, 일본찍고 부산, 그리고 마지막 서울에서 하는거라고 했다 중간에 멘트할때 무슨 문화진흥원 어디서 후원했다고 했는데 약간 드라마 중간에 나오는 중간광고 같았다. 아무튼 이런 좋은 공연을 볼수 있게 해준거니까 좋은거겠지...

폰카라 화질구지

그냥 눈으로 귀로 보고 듣는게 좋아서 딱 두장만 찍음

 그리고 두번째 랄리 푸나 공연. 엘범으로만 들어봐서 라이브는 어떻게 할까 궁금했는데 그냥 듣는거랑 라이브랑은 확실히 달랐다. 음반으로 들으면 걍 전자음악 같은데 라이브로 들으니 훨씬 좋은듯. 드럼 소리가 시원시원해서 그런지 암튼 좋았다. 뭅ㅡ온으로 첫곡이 시작됬는데 젤 좋아하는 노래라 왠지 더 좋았다. 중간중간에 멘트할때 한국말로 감쏴합니다. 혹은 땡큐베뤼머취 라고 계속 말했는데 왠지 수줍은 소녀 같았다. 마지막 앵콜할때 사람들이 핸폰으로 랄리푸나를 향해 후레쉬를 비췄는데 독일에선 이런거 안한다고 막 좋아하셨음. 나도 할라했지만 소심한 마음 + 곧 빳떼리 광탈 예정이라 지켜만 봤다.

 공연이 끝나고 나오는데 삼x형 우연히 만나서 이것저것 이야기 하다가 집으로~ 몇년전 랄리푸나 앨범 주면서 들어보라고 했던 기억이 나서 추억에 좀 잠겼음... 지하철 타고 오면서 한달에 한번씩이라도 공연 보러 다니면 왠지 삶이 풍요롭고 행복하지 않을까? 막 이런 생각이 들었다. 두시간 동안 스탠딩 공연을 보니까 다리가 좀 아픈거 빼면 다 좋았음. 이놈의 저질체력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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