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2월 9일

 어제는 아무것도 하지않고 잠만 잤다. 일요일 오후를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무런 기록도 없이 카톡이나 이런것도 집어 치우고 잠만 잤다. 요즘 방 청소를 하면서 기록의 필요성을 다시 느끼고 있다. 내가 전에 기록했던 것을 정리하고 다시 쌓아 두면서 심지어는 기록을 했다는 기억조차 없다가 다시 예전의 일들을 떠올리면서 요즘처럼 하루하루를 보내면 결국 나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하루가되서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것이라는 두려움이 잠깐 스쳐갔다. 
 예전에는 별 쓰잘데기 없는 일조차 미투에 적었는데 지금은 무엇을 기록해야 하는가? 요즘 하루에 두시간씩 지하철을 타면서 많은 생각을 한다. 생각을 하면서 대게 적어야지 하면서 귀차니즘 덕택에 그냥 잊어버리고 만다. 세상이 좀더 발전해서 생각을 바로 기록해주는 그런 도구가 개발된다면 정말 좋을텐데 아직은 그렇지 않으니 이렇게 귀찮게 적어야 한다. 그러고 보면 지난 몇년간은 학교-집-잠-학교-집-알콜섭취의 무한루프에 빠져 혼자만의 생각을 할 수가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뭔가를 끄적여 보자면 요즘 음악을 듣는데 처음엔 멜로디가 좋은 걸 듣다가 한, 두곡에서 빠져나 올 수가 없게되면 가사를 들여다 본다. 그럼 적어도 반이상은 내 상태나 현재 기분과 연관되는 경우가 많다. 애초에 가사도 모르고 들었던 음악인데 신기하다.  음악은 아무래도 언어 이상의 전달력이 있는것 같다. 
 요즘 스스로가 저항 정신이 부족하다고 생각 든다. 그냥 환경에 순응 하는 느낌. 이건 아마도 나이가 먹고 사회적 책임에 대한 부담에 늘면 다들 그런거겠지라면 위로한다. 내 나이 30먹고 모히칸이나 레게머리를 하고 학교에 다닐 수는 없지 않은가. 혹시 모를 취업 면접을 위해서라도 단정해야 한다. 근데 머리는 자르기 싫다. 
 토플 학원에서 작문 숙제로 일을 하면서 행복해야하는가 아니면 높은 연봉이 중요한가에 대해 써야했는데 급 니코마코스 윤리학 책이 생각나서 살짝 들여다 봤다. 이 책에도 행복이 무엇인가 뭐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 써있는데 거의 인류 최초의 자기계발서가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결국 이 문제는 이천년 전부터 고민하던 문제지만 아직도 풀리지 않는것 같다. 뭐 그당시에는 아리스토 텔레스 급 아니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신전 짓거나 피라미드 짓느랴 생각도 못했겠지. 사실 나도 대학원에서 이렇게 띵가띵가 하는 처지가 아니면 그냥 살아지는 대로 살았을것 같다.
 요즘 동계 올림픽 시즌인데 딱히 스포츠를 즐겨 보지도 않고 관심도 없다. 오늘 아침에 페북을 보니 불X조 페이지에 애국은 사악한 자의 미덕이라 써있는걸 봤다. 난 사악하지 않아서 애국도 싫은것 같다. 허구언날 우리나라랑 일본이 싸우고 있는 주제인 동해나 독도 이런것도 나한텐 그냥 바다위에 떠있는 거대한 젓꼭지 정도의 의미이다. 어쩌면 난 사악한 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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