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2월 14일

 최근 블로그를 다시 시작했다. 지금 내가 쓰고 있는 이것. 사실 전에는 이글루스에 블로그를 하려고 했지만 당시 석사졸업 논문을 쓰는 중이라 시간적 여유도 없었으며 자유를 박탈당한 동물원 북극곰 마냥 축쳐진 얼굴로 학교와 집을 왔다갔다 했다. 생각해보니 롤도 좀 했네...
 어쨌든 그때보다 몸과 정신의 자유는 보장되있지 않지만 기록덕후의 삶을 사는것이 행복하기때문에 써야겟다. 블로그를 쓰면 좋은것이 머리속에 떠도는 생각을 정리해 둘 수 있고 그렇게 해두면 다시는 그 생각때문에 머리가 복잡할 필요가 없다. 어떻게 보면 손가락으로 푸는 배설 행위라 할 수 있겠다. 순간순간 머리속을 어지럽히는 생각들의 키워드를 하나씩 블로그에 임시저장해 두고 이렇게 적으면 평소에 20개 이상 떠있는 크롬 새탭을 하나둘씩 정리하는 기분이라 좋다. 이렇게 비유하니까 냄새도 덜나고 좋네. 평소에 문자보다 숫자에 친화적인 인간이라 맞춤법도 무시하고 오타도 많아서 읽기 불편하고 이건 언젠간 고쳐질거라 크게 노력을 하지 않아 유일한 애독자 빨간팬 선생님 맥코르에겐 좀 미안하다.
 처음에 블로그를 만들었을때 다른 블로그와는 다르게 메뉴 설정이 없어서 정리덕후인 나의 마음이 좀 아팠지만 지금은 더 편한것 같다. 이 글을 어떤 폴더에 넣어야 하는지 고민할 필요가 없어서 좋은것 같다. 이런 방식은 쥐메일에서도 있었는데 메일을 폴더별로 따로 정리하지 않고 그냥 라벨만 지정해두면 의외로 더 심플하고 깔끔해서 좋았다. 요즘엔 폴더라는 기능이 나와서 쓰고있는데 그냥 그렇다. 근데 사실 블로그에 진짜 메뉴가 없는건지 내가 모르는건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어쨋든 난 구글 빠니까 블로그스팟에 새집을 지었다. 요즘 보면 인터넷에 구글 까는게 트렌드인것 같다. 애초에 돈비이블이 모토였는데 어쩌다 공공의 적이 되었는지 그 이유를 보면 개인정보를 무지막지하게 수집한다나 뭐나 그외 안드로이드쪽 정책도 까는것 같고 뭐 전공자가 아니니까 잘은 모르겠다. 생각해보면 내가 막 인터넷을 시작했을땐 마이크로소프트를 돈에 환장한 기업이라 까곤 했던거 같다. 어쨋든 거대 기업이 생기면 그에 따른 까임은 필수인것 같다.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또 좋은점은 다른 사람들의 블로그를 많이 찾아보게되고 또 어떻게 글을 쓰는지 다시한번 보게 된다. 또 포스팅할때 저작권 문제가 이렇게 복잡한지도 처음 알았다. 알기 쉽게 잘 정리된 블로그가 있었는데 내 안에 난독증 환자가 날뛸까봐 일단 닫아버렸다.
 요즘에 마음이 복잡한것도 블로그의 시작이 계기가 된것 같다. 블로그를 시작했다는 것은 한 인간의 내적갈등이 심화되었다 라는 함축적인 의미를 담는것 같다. 다른말로 싸이월드를 정지시키다. 페북을 탈퇴하다 정도가 있지 않을까? 어쨌든 생각이 너무 깊어지면 점점 사람이 우울해지는것 같다. 고민은 자신을 마인드팰리스에 혼자두게 만들고 점점 외로움을 느끼도록 하는 것 같다. 자꾸 우울한 이미지만 자꾸 떠오른다. 애...플도어? 나중에 그림으로 그려봐야겠다. 실패하겠지만. 아무튼 요즘의 나는 선택의 기로에서 시간에게 등 떠밀리고 있는 상황인듯 하다. 그래서인지 하루종일 클라우드컬트의 잇츠 유어 디시젼만 듣고있는것 같다. 음악은 항상 옳구만. 어쨌든 지금 이시간에도 시간은 흐른다. 풔킹 아인슈타인 풔킹 스티븐 호킹. 그들이 시간을 만든건 아니지만........ 두분은 냅두고 선택은 늘 고통스럽다. 최근에 힐링캠프라는 프로그램을 보았다. 다들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저는 잘 모르겠어요" 라고 말하면 사회자의 답은 이렇게 이렇게 하세요 라긴 보단 스스로 결정하길 바라고 왜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는가에 대해 말한다. 내가 보기엔 그렇다. 결국 결정 장애자인 나에겐 오히려 딜링캠프일 뿐이다.

댓글

  1. 그러면서 벌써 '빨간팬' 에서부터 틀림 ㅋㅋㅋㅋㅋㅋ 아엌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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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아니 아저씨 정리덕후시면 집 정리도 좀 깨끗하게 좀 하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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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동안 너무 비웠어 집을...이제 정리해야지 시간날때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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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난 라벨 별로 성에 안참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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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그러니까 힐링캠프같은걸 왜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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