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블로그를 뜸하게 했는데 최근 자전거 타는데 빠져서 다른것엔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 7, 8월엔 뭘 해도 자전거만 생각이 나서 일이 하나도 잡히지 않았다. 그래서 차라리 국토종주 한번하면 자전거 생각이 사라지겠지 라는 생각에 자전거 국토종주를 계획했다. 게다가 최근에 나의 피파리 (2011년식 다혼 스피드 p8) 타이어를 빅애플에서 듀라노로 바꾸고 나니 강철팬티를 벗은 기분이라 어디든 가고싶기도 했다.
월요일 하루종일 다른 블로그를 구경하고 화요일엔 자전거 정비를 하고 수요일에 떠났다. 아라뱃길부터 양평까지는 자주 다녔던 길이라 패스하고 양평부터 시작을 해서 부산 을숙도까지 4박5일 일정을 잡았다. 대충 하루에 100키로 쁠러스마이너스 20키로정도만 타면 총 거리가 450키로라 4박5일이면 충분할것 같았다.
처음엔 배낭을 매고갈까 하다가 이건좀 아닌것 같아서 뒷
짐칸에 달 수 있는 가방을 샀다. 혹시 타이어나 튜브가 빵꾸가 날까봐
펑크패치랑
수리도구 그리고
예비튜브도 구입했다. 중간에 배고플까봐
양갱이랑
마이쮸로 좀 사고 (초코렛은 금방녹아서...), 사람답게 살기 위한
세면도구, 화상을 방지하기 위해
선크림, 근육통이 무서워
파스, 급똥을 대비한
휴지, 낮동안 익었을 피부를 위한
스킨로션, 저녁에 잘때 입을
편한옷, 추울때를 대비한
바람막이, 스탬프 찍을
자전거 종주 수첩, 현대사회의 필수품
스마트폰, 배터리 교환이 안되는 넥서스4 를 위한
외장베터리, 엔도몬도 기록을 위한
넥서스7 2세대, 따라서
충전기 2개, 열쇠 챙기기 귀찮아서 번호로 된
자물쇠,
손수건, 정신줄, 개념, 귀차니즘, 기타 등등을 챙기고 나니 은근 가방이 무거웠다. 4관절 자물쇠를 떼고 그냥 간편한 자물쇠로 바꾼건 정말 신의 한수였다. 핼멧과 자전거모자를 쓰고 장갑도 끼고 여름용 신발의 마-47 인 크록스를 신고 테니스 칠때 입는 기능성 운동복을 입으니 출발준비는 모두 끝났다. 우비는 필요없겠지라고 생각하고 챙기지 않았다. 하지만 이틀동안 내린 비로 자전거를 타면서 물놀이까지 할수있었다.
출발전에 숙박도 알아보고 갈려고 했지만 준비하다 보니 점점 귀찮아서 스마트폰으로 그때그때 찾아가면서 가기로 했다. 근데 새재 넘어서는 숙박시설도 별로 없고 마을도 별로 없어서 좀 알아보고 가는게 좋을뻔 했다. 돌아오는 ktx 기차표도 예매를 안했다가 결국 일요일 밤 10시 30분 기타를 타고 1시에 서울에 도착했다. 혼자가는 여행이지만 외로움 걱정은 별로 안했다. 혼자서 여행가는게 한두번도 아니고 나름 홀로 생각할 시간도 즐기면서 가는 도중에 새로운 친구를 사귈수 있으니 들뜬 마음으로 고고씽
수요일
신길역 - 청량리역 - 양평역 - 비내쉼터(점심) - 수안보 RI 온천 호텔(숙박)
아침 일찍 지하철을 타고 무궁화호 첫차를 타고 양평을 도착했다. 전날에 두근거리는 마음에 잠을 거의 못자서 피곤했지만 일단 출발. 무궁화호는 식당칸에 자전거 실을 곳이 넓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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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빵한 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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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는 매우 흐렸는데 일기예보 상으로는 일요일에만 비가 온다그래서 걱정을 안했지만 결국 점심때부터 목요일까지 비가 계속내렸다. 양평역에서 한 30분쯤 가니까 첫번째 고개인 후미개고개가 나왔다. 가뿐히 넘을라 했지만 시작부터 3연속 체인이탈... 이게 액땜이었는지 그 후로는 자전거가 문제를 일으키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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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미개 고개. |
고개를 넘어 열씸히 평지를 달리면 이포보와 여주보가 나온다.이포보를 제외하곤 다른 보들은 별로 안이뻤다. 도장 찍고 고고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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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포보, 근쳐에 이포리가 있어서 이포보인듯. 마치 날아오르는 주작처럼 생겼다. 옆에 수중광장이 있는데 사실은 요단강 익스프레스. 아직까지 들어가본 사람은 없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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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주보 위에서 파노라마 |
그리고 계속 또 지루한 길을 가다보니 도로변에 뭔가 말려지고 있었다. 궁금해서 할매들한테 물어보니 참깨라고 대답해주셨음. 사진 찎어도 괜찮냐고 물었더니 찍어서 방송국에 보내 달라고 하셨다. 난 그정도의 능력은 없다고 대답하고 사진을찍는데 뒤에서 할배분이 트럭이 퍼졌다 해서 시동걸리게 밀어드리고 다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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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게 참깨였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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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국에 사진 보낼 능력은 안되지만 블로그에라도... |
그리고 오늘의 두번째 고개인 창남이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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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남이가 누구여? |
이 고개를 건너면 섬강이랑 만나는데 섬강길이랑 남한강길이랑 만나기 때문에 문막 방향으로 가면원주로 갈수있다.
그리고 국토종주 끝... 처음에 앞만보고 가다가 5키로쯤 간 뒤에 무언가 잘못되었다는걸 깨닳고 충주 방향으로 go 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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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이 섬강. 물이 흐르는 방향으로 가야한다. 흐르는 강물을 거슬러 오르면 원주로 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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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강길 산사태 때문에 노림리 부근에서 중간에 길이 끊긴다. 와장창. 아무튼 이쪽으로 가면 안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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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강과 남한강이 만나는곳 |
충주를 향해 가다보니 우회로 안내가 있다. 당연히 무시하고 진행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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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끌바끌바. 타이어는 소중하니까요 |
열씸히 달리다 보니 배가고프다. 점심을 때워야 하는데 충주까진 20키로정도 남았고 비내섬 인증센터 바로 옆에 식당이 있길래 거기서 밥을 먹었다. 어쩌다 보니 방향이 같은 남학생이 혼자 종주 중이길래 비내쉼터 에서 같이 밥을 먹었다. 밥을 다먹으니 비가 온다. 곧 그치겠거니 생각하고 잠깐 쉬었다 가려는데 비가 안그친다. 주섬주섬 바람막이를 입고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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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전거 진입 금지... |
충주에 거의 다가왔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자전거 도로가 없다. 알고보니 중간에 다리를 한번 건넜어야 하는데 무작정 앞으로 온거였다. 키로수는 줄었지만 국도를 달려야했다. 앞서가던 나이많은 그룹라이더분들이 신나게 전가카를 까댔다. 국토종주를 하다보면 표지판이 은근 햇갈려서 길을 잃을때가 많았다. 특히 도시랑 만나는길에서 자전거 도로들이 국토종주길 말고도 있기때문에 잘모르겠으면 뇌이버지도를 참고하는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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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힘들게 찾아서 탄금대 인증센터 도착. 충주 탄금대 도장찍는곳이 수첩에 두개가 있다. (남한강길 마지막, 새재길 처음) 실수로 하나밖에 안찍었지만 나중에 인증할때는 상관없다. |
탄금대에서 수안보까지는 약 20키로 정도밖에 안되서 해지기전에 도착하기위해 서둘러 출발했다. 숙박은 충주시내가 좀 더 싸다고 하지만 다음날 소조령과 이화령을 넘어야 하기때문에 좀더 가기로 결정. 이제부터는 새재길 구간이라 전체적으로 가벼운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또 강 옆에있는 자전거 도로가 아니라 국도 옆에 자전거 도로가 붙어있다. 운전자들이 알아서 잘 피해가지만 그래도 조심조심 라이딩하는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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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재길이라 그런지 오르막. 국도와 같이 있는데 비까지와서 최대한 안전하게 달렸다. |
탄금대 부터는 외국인 두명이랑 혼자 종주중인 여성라이더분이 있어서 같이 수안보까지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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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D 꿩. 수안보 근쳐는 꿩요리가 유명한듯? 저녁도 숙소 근쳐에서 꿩비빔밥을 먹었다. (8000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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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안보 인증센터 오늘의 라이딩 끝! 뒤편에 무료로 발 담글수 있는 온천수가 있다. 잠깐 들어갔다 나니까 살것 같았다. |
탄금대부터 같이 달린 일행도 숙소를 찾고 있길래 근쳐에 RI 호텔에 전화해서 가기로했다. 1박에 5만원이라 좀 비쌌지만 (종주중에 여기가 제일 비쌌음) 자전거 보관이랑 세탁후 건조 서비스 (5000원 건조가능한 유일한곳 이었음), 온천 목욕탕 무료이용 등등 나름 이점도 있다. 다음날 아침에 탕에서 몸을 좀 지지니까 피로가 거의 풀렸었다.
첫날이라 그런지 125키로를 달렸지만 별로 힘들지는 않았다. 중간중간 맞은편에서 오는 라이더분들과 가볍게 인사를 나누면 왠지 힘이 났다. 처음엔 약간 어색했지만 나중엔 자연스럽게 하게된다. 종주를 시작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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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아이온천, 래퍼 이름같기도 하고, RI beam 이 생각나기도 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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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층 자전거 보관하는곳, 카운터에 항시 사람이 있으니 도난걱정은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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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청 순했던 큰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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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번째 튀어나온곳이 후미개 고개, 두번째가 상남이 고개. 그외엔 거의다 평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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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금대 - 수안보, 전체적으로 오르막 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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